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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 ADHD 치료, 1년 차 이야기
    ADHD 이야기 2021. 12. 18. 13:42

     

    [The ADHD Society] 

     

    > 1년 차,  adhd.

    나는 작년 여름 즈음 ADHD 진단을 받고 약을 꾸준히 복용 중이다. 1년 차라고 썼지만, 따지고 보면 일 년 반이다. 내년이 되면 햇수로는 3년이 될 텐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흐른 것이 신기하다. 그동안 나는 많이 변했고, 성장했으며, 계속 발전해나가고있다.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인터넷에는 특히나 약의 종류, 용량, 복용 시간 등 온갖 후기들이 넘쳐난다. 그만큼 치료 초기 가장 애먹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 또한 나에게 맞는 용량을 찾는데 꼬박 일년이 걸렸다. 

     

    나는 콘서타를 복용중이며, [약간 심심한듯한 정도의 용량]을 복용하고있다. 효과가 최고는 아닐지언정 부작용이 적고, 커피를 마실 수 있기에, 적은 용량에 정착했다.

     

     

     

     

    ADHD는 약을 먹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 The end -

     

     

     

    치료 초기에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드디어 내 인생이 해결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랄까 구원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인생은 동화가 아니다.

     

    신데렐라는 발에 유리구두가 꼭 맞아 왕자와 결혼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러나 나는 딱 맞는 약을 찾아 adhd 증상이 완화되었지만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 약은 adhd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메틸페니데이트가 adhd 증상 호전에 아주 중요하기는 하지만, 메틸페니데이트가 adhd의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증상 자체’는 완화될 수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adhd와 함께 자라며 몸과 머리에 베어버린 모든 습관들과 사고방식은 약으로 바꿔지지 않는다. 그래서 정말 다시 태어난 것 처럼, 하나의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배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 중에 있다.

     

     

     

     

     

    콘서타 복용 이후, 마법처럼 정리가 쉬워졌어요!


     나는 유독 정리를 못하는 사람이다. 게다가 어질러진 공간에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정말 억울했다, 정리를 하기 싫은 게 아니라 정리를 할 수 없는건데,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았다. 어느날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되자며, 극단적으로 짐의 98%를 내다 버렸다.(미니멀리스트보다는 냅다버리스트. )

     

     콘서타를 복용하기 시작한 후, 마법처럼 정리가 쉬워졌다면 좋겠지만, 그런 마법은 일어나지 않았다. 처음 약을 먹기 시작했을 땐, 내가 정리를 잘하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아니었다. 정리가 조금 더 수월해지고, 힘을 덜 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건 수행 능력이 좋아진 것뿐이지 정리를 잘하게 된 것은 아니다.

     몇 번의 실패를 거치며 정리하는 법을 배우고 체득하며 지금은 얼추 나만의 정리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나중에 다른 글에서 좀 더 자세히 공유해보도록 하겠다.) 

     

     

     

     

     

    > 능동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메틸페니데이트는 adhd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증상을 호전시킬 뿐이다. 약과 관련된 모든 환상과 거품이 다 사라지고 이 사실을 정말로 이해하게 됐을 때, 내가 좌절감이 들었는지, 슬펐던 건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내가 깨달은 것은 결국 ‘내’가 능동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메틸페니데이트가 adhd의 증상을 완화시켜봤자, 나는 관성에 따라 이전과 똑같이 살게 될 것이다.

    (메틸이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바뀔 생각이 없고,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면 약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는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려 노력하는 중이다. 

     

     

     

     이렇게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는 이유는, 내가 이러한 정보가 필요했고, 필요하기 때문이다. 약을 먹는 것이 익숙해져서 이제는 정말로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야할 때를 마주한 adhd인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하여, 내 경험과 정보들을 블로그에 채워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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